국내 관객수 집계 방식의 변천사, 한국영화연도별 흥행 톱10(1971~2016)과

 좋은 자료가 있어서 가져왔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영화연도별 흥행 톱10을 정리한 목록이다. 정리가 잘 돼 있어 지난번 한국 영화 흥행에 대한 지표로 유용하다. 출처 링크를 클릭하면 해당 블로거가 비슷한 주제의 목록을 꼼꼼하게 통계를 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전에도 2000년대 이전 한국 영화 관객 수를 찾아야 할 때 애용했던 블로그지만 자료 보존을 위해 46년치 한국 영화 흥행 톱 10개 목록만 빌려왔다.

2017년 3월 5일자로 등록된 통계를 반영한 것으로, 한국영화 흥행 톱 10대 리스트는 1971년부터 2016년까지 있지만 굳이 2016년 이후의 리스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 영화진흥위원회의 통합전산망이 박스오피스 모조 사이트에 부럽지 않게 잘 만들어져 있어 영화진흥위원회 사이트에서 해결하면 된다. 각 작품의 박스 오피스 추이가 매우 상세하게 등록되어 있다. 통합 전산망은 2004년 5월 구축됐다.

2004년 5월 국내 개봉한 국내외 영화는 앞서 개봉한 작품들과 달리 통합 전산망에 가서 확인하면 쉽게 박스오피스 결과를 알 수 있다. 2004년 5월 전까지는 배급사의 자체 집계에 의존하던 시절이라 서울 관객 위주로 관객 수가 집계돼 멋대로 기준이었다.

통합전산망 이전에는 홍보 수단으로 관객 수를 부풀리는 경우가 많았다. 반올림 수법을 택하면서 실제 관객 수를 알아내는 게 얼마나 지쳤을까. 자정이 지나자 전날 관객 수가 1단위까지 속이지 않고 집계되는 요즘 참 좋아진 것이다. 관객 수를 아는 데 시간 낭비가 많다. 영화의 흥행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근거 자료다. 아주 기본적인 것이기 때문에 알아둘 필요성이 있고 철저하게 기록되어야 한다.

20세기만 해도 한국의 집계시스템은 철저하지 못했다. 통합전산망이 지금처럼 안정화되기 전에는 하루 관객 수를 자정이 넘은 직후에 파악하기란 어림도 없었다. 하루 관객 수는커녕 주말이 지나 화요일 수요일에야 정해진 전주 관객 수가 공개됐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 처음부터 공개된 관객 수에서 최종 관객 수가 줄어드는 일이 적지 않았다.

2올림픽 금메달 경쟁을 하듯 서울 100만 관객 달성을 고집하던 1990년대에 100만 짝퉁 영화가 매년 수없이 등장한 것도 당시 배급사의 자체 집계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국내 박스오피스의 열악한 집계 구조 때문이었다. 개봉 당시에는 서울 100만 관객 돌파의 대성공으로 홍보됐지만 개봉 몇 달 뒤에는 과도한 반올림 상술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때는 약 80만 개를 넘으면 최근 1000만 기준 100만 개를 돌파했다고 선전했다. [스피드] [쉰들러 ] [포레스트 검프] [라이온 킹] [다이하드3] [원초적 본능] 등이 가짜 100만 작이었다. 서울 100만 관객에 집착하던 1990년대에는 홍보용 반올림 수법으로 100만 개를 돌파한 100만 작이 숱하게 등장했다. 직배 영화 전성기의 절정에 달했던 1994년이 가장 나빴다.

1991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100만을 돌파한 ‘고스트’ 이후 1999년까지 서울에서만 100만을 돌파한 작품은 ‘고스트’를 포함해 7편에 불과하다. 1991년까지 서울에서만 153만2천5백89명을 동원하여 한국 영화흥행사를 새로 쓴 ‘고스트’의 기록적인 흥행 이후, ‘클리프행거’, ‘쥬라기공원’, ‘서편제’, ‘타이타닉’, ‘쉬리’, ‘미이라’가 100만 관객 돌파의 흥행작으로 남았다. 이 무렵 개봉한 영화 중 실제 관객 수가 80만 명 이상이라면 개봉 당시에는 100만 개를 돌파한 영화로 허위광고가 됐다고 보면 된다. 네이버 라이브러리의 영화광고를 뒤지면 다 나온다. ◆1단위까지 나눠서 부풀린 100만 작 가짜 광고를 보는 어렵지 않다.

31994년부터 약 45년간 신문의 영화 관련 기사와 광고를 스크랩한 적이 있지만 광고의 경우 그때마다 광고 카피가 바뀌거나 구성이 바뀌면서 작품이 중복돼도 일단 스크랩했다. 일간신문 스포츠신문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스크랩을 했는데 어림잡아 8층 높이의 신문을 잘라낸 것 같다. 손가락에 잉크가 묻어 스크랩 사이에 손을 씻어야 해 장갑을 끼고 작업했다.

사람들이 보기가 민망해 사람들은 밤중이나 새벽에 나와 거리 곳곳에 끈으로 감겨 버려진 신문쓰레기를 가져와 밤을 새우며 스크랩에 열중했다. 일정한 기준 없이 마을에 신문 쓰레기 더미를 발견하면 눈치껏 가져와 오려냈다. 자극적인 연예 뉴스로 가득 찬 스포츠신문 무더기를 가져올 경우 스크랩 시간이 일간신문의 3배는 걸렸다. 정말 지겹도록 골라 보관해 왔지만 이때의 고생은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가 생기면서 허사가 됐다.

정말 힘들게 수집했는데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에 이렇게 예쁘게 옮겨질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잘라낸 것이 아까워서 하나도 버리지 않고 소장하고 있다. 그때 신문스크랩을 열심히 한 이유는 스크랩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영화와 문화정보가 입력돼 업계 전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인터넷 이전 시절 내가 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었는데 정말 도움이 됐다. 잘라내고 다시 잘라내면 자연스럽게 기사나 광고가 머릿속에 입력되고 자연스럽게 기억했다.

영화 월간지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신문스크랩으로 채웠으나 1999년 들어 광대역통신으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더 이상 스크랩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지긋지긋한 신문스크랩을 그만두었다. 가끔 신문 쓰레기를 줍다 보면 휴지를 줍는 노인과 경쟁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이럴 때는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신문스크랩을 할 때가 단관시대였지만 영화 광고도 모두 수집하다 보니 극장명은 물론 광고 카피까지 외웠다.

억지로 외우려니 외워지는 것도 외워지지 않는다. 스크랩은 가장 자연스럽게 암기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당시 신문 영화광고는 관객 수인 뻥튀기를 일삼았지만 80만100만 사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는 100만 영화로 변신했다. 제대로 된 통계가 나오기 전에 신문 광고에 소개된 관객 수를 토대로 노트에 통계를 낸 적이 많지만 신문의 허위 광고에 속은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4 당시에는 워낙 박스오피스 집계 엉망이었기 때문에 관객 수를 부풀리는 장사를 나무랄 분위기도 아니었다. 2000년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를 기점으로 전국의 관객도 계산하기 시작했는데 주된 이유는 서울에서는 공동경비구역 JSA가 쉬리의 흥행을 막았지만 전국에서는 쉬리의 관객 수가 많아 한국영화 역대 흥행 성적인 1위를 자축하는 데 지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측이 역대 흥행 1위를 달성했다고 축하하자, [쉬리] 측이 ‘무슨 말이냐’, ‘전국 관객까지 포함하면 우리가 역대 1위야’라고 반박했고, 이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두 작품의 역대 흥행 1위 다툼으로 혼선을 빚은 이때부터 서울 관객을 기준으로 했던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문제는 여전히 배급사의 자체 집계에 의존해 지역은 집계 시스템 자체가 구축되지 않아 정확한 관객 수를 집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다. 시카고가 국내에서 개봉한 2003년경에는 집계 시스템에 의혹을 품은 일부 배급사가 자체 집계 결과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져 박스오피스 모조 같은 통합 전산망의 필요성이 심각하게 대두됐고, 그 결과 2004년 5월 통합 전산망이 구축됐다. 투명한 집계 시스템이 갖춰지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이다. 요즘은 집계 속도가 너무 빨라서 정말 편리해졌어.

2012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으로 기록된 도둑들까지도 통합 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은 극장들이 있기에 도둑들이 드디어 괴물이 세운 1301만 기록을 깼다는 것이다. 쇼박스 배급 도둑들이 한국 영화 최고 흥행작 기록을 깨기 위해 상영 막판에 욕을 먹고도 악착같이 버텼지만 개봉 당시에는 통합전산망에 등록되지 않은 극장에서 모은 관객 수까지 억지로 보태 괴물의 기록을 깼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2012년에는 1,302만 명이 보고 ‘괴물’의 기록을 깼다고 발표했고, 1,302만 명 돌파했을 때 공개관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통합전산망의 기준을 인정하는 분위기여서 도둑들이 밀어붙인 1,302만 명의 기록은 곧 무의미해졌다. 영화사가 1,302만 명 봤다고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통합 네트워크에 기록된 1,298만 명만을 믿었다. 결국 곧이어 도둑들은 [괴물]에서 3만 명이 빠진 1,298만 명을 기록한 것을 받아들였다.

이후 통합전산망에 누적된 기록이 최종 기록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면 된다. 2013년~2014년경부터 전국 대부분의 공연장이 통합 전산망에 등록됐다. 그 덕분에 통합 네트워크가 비교적 정착된 2012년까지도 지속된 관객 수 반올림 수법은 멈출 수 있었다.

올여름 미국에서는 한국통합전산망이 표본으로 삼은 박스오피스 모조에 기록된 테닛의 흥행수익에 의문을 표시하는 반론기사가 나와 집계시스템 방식으로 논란을 빚었다. [테닛]이 미국에서는 코로나 시기의 첫 텐트폴로 개봉돼 흥행에 대한 압박감이 매우 컸는데, 그러다 보니 하루 수익을 이상한 집계 방식으로 부풀려 공개한 것이 화근이었다. 영화의 흥행한 박스오피스 집계시스템 체계를 보여준 미국 박스오피스 모조에서 한국 단관시절의 반올림 수법을 보면서 묘한 기분이었다.

5때인 197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 영화 연간 흥행 톱 10은 해당 흥행 지표를 통해서 당시의 한국 영화의 선호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예이다. 2000년 이전의 한국 영화는 관객 수를 찾아내는 것도 일이다. 일본 영화 시대의 한국 영화는 더 암담하다. 제대로 된 통계가 없고 기록도 분산돼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번의 검색을 거쳐야 조사할 수 있다.

관객수를 찾아 안절부절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지만, 그것도 1971년부터 2016년까지는 아래와 같이 연간 한국영화 흥행 톱10에 속하고 있어, 이 안에 든 영화의 관객수는 망설임 없이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들어가도 찾을 수 있지만 단관 시대의 영화 수치는 전산화시스템에 가급적 뭉뚱그려 단순 통계를 낸 경우가 많아 관객 수가 너무 많다.

통계출처 : https://blog.nav er.com/msgbox486